‘우리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갑자기 우리를 찾아 온 민주주의 위기가 어느덧 한 달을 지나고 있습니다. 윤석열에 의해 시작된 비상계엄령 사태는 지금 국회에서의 노력과 시민들의 저항에 막혀 조금씩 진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해낼 것입니다.
계엄령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여러 국면들은 지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군사독재 시기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독재자는 언제나 국가폭력을 사용해 세상을 어지럽혀 왔고, 우리 시민은 언제나 민주주의 정신으로 저항해 거칠어진 세상을 사람이 살만한 나라로 만들어 왔습니다.
독립운동 시기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겐 소중한 역사가 있습니다. 돈을 가진 사람은 돈으로, 용기가 있는 사람은 용기로, 완력이 큰 사람은 힘으로, 기술이 좋은 사람은 기술로, 지식이 높은 사람은 지식으로 불온한 압제에 저항해온 역사입니다.
기록학을 공부하는 ‘우리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내란 세력의 반헌법적이고 반국가적인 준동에 맞선 사람들의 다양한 기록을 모아 우리가 만들어 갈 민주 사회의 역사적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누구나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로 기록을 공개해 우리의 실천이 세상 멀리까지 퍼져나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시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의 자랑스러운 기억을 영원히 보존하겠습니다. 이번 사태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기록하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5년 1월 3일 금요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기록과정보·문화연구모임